1. 작가수첩
요즘 신도시 단독주택지의 모습은 국적 불명의 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급속한 양적 성장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목조주택이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되는가 하면, 유럽의 성처럼
보이기식의 집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집들은 생명력이 길지 않습니다. 비록 이국 문물에 대한
거리감이 많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우리네 삶과 동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음재는 이런 이국풍의
집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우리네 주거공간을 되찾고자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전통 주택의
여러 가지 개념을 현대 감각에 맞게 적용하여 오랜 시간 동안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문화와 정서에 맞는 한국인의 주거생활을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2. 전통 건축의 공간 개념의 적용
외형적인 치장보다는 사랑채와 같이 채의
개념이나 정자와 같은 전통적이면서도
정적인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였으며, 옥외 공간은 전통 가옥의 마당과
같이 보여주기 위한 것(정원)보다는, 좀 더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본채와
별채로 나눈 채나눔 방식은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위계를 세우기 위하여 전통건축의 채나눔을 현대적으로 적용하였다.
3. 당호(堂號) 설명
관음재(觀音齋)는 "보이지 않는 음을
보듯이, 건축은 보이지 않는 공간과의
대화"라는 건축가 서용근의 건축에 대한 생각을 이 건물을 통하여 표현하였다.
(1998년 건축문화대상 입선작)
